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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남산자락에 살지만 "남산케이블카"는 난생 처음입니다만

by 66눈누난나99 202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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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생활 6년차,

내 활동반경에서 고개만 돌리면 늘 볼 수있는 남산타워. 남산 정상은 일년에 두어번 올라가는것 같은데, 전망대에는 한번도 올라가본적이 없는 것 같다. 다른 지역으로 여행가면 죽기살기로 케이블카도 타고, 전망대에도 가는데, 남산자락에 살다보니 '동네 뒷산'이 되어버린 남산이 나의 인생 시간의 레이어에 너무 흔해지고, 현재까지도 그렇게 존재하고 있어 특별히 돈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올해는 사무실을 충무로로 이전하며 남산둘레길을 걸어서 (매연섞인)산공기를 마시며 출근을 하다보니 남산케이블카가 눈에 들어왔다. 주말이면 주차장에 차가 넘쳐나 주차장 앞에 줄을 서고, 옆에 도로까지 차가 가득해지는 광경이 매주 반복된다. 어느 순간 ‘남들은 애써 시간을 내어 오는데, 여기 사는 동안 한번쯤 편한 시간대에 관광객 놀이를 해도 재밌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되었다. 

 

 

남산 케이블카로 버스를 타고 가는 길, 두가지. 

1. 남산순환 도로를 지나는 파란 버스(402,405)를 타고 남산도서관앞에서 내려서 케이블카 방향으로 3-5분정도 걸어내려간다.

->한남동이나 약수를 지나서 온다면 남산 둘레길에서 남산의 싱그러움과 서울의 풍경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겨울에는 나뭇잎이 없어서 시야가 시원한 느낌이든다)

 

2. 남산3호터널 앞을 지나는 버스에서 내려서(TOUR11, 143, 401, 406, 505, 9007남산오르미(무료)를 타고 케이블카쪽으로 올라간다.

->근사한 서울 도심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남산오르미로 올라가는 길. 길 끝에 남산 오르미가 보인다.                              남산오르미에서 내려오는 길. 버스정류장과 신세계 백화점이 있다.

  

 

위 사진은 지난 6월이다. 남산오르미로 가는 길에 꽃이 피어있다. 무슨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분홍색 꽃은 9월인 아직도 드문드문 피어있는데, 화려하지는 않아도 나름 느낌있다.

 

 

 

남산오르미. 이용시간은 9:00-23:00
모노레일 타는 기분인데, 사실 옆으로가는 엘레베이터다. 매우 느리다.

 

 

이날 남산오르미를 처음 타봤다. 굳이 저길 저런 방법으로 갈 일도 없었고, 옆에 계단이 있어서 계단을 더 자주 이용하였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치마에 샌들을 신어 여행 온 기분으로 오르미에 올랐다.

 

 

남산오르미 이용시간은 9:00-23:00. 10분에 한번꼴로 운행이 된다.

남산은 우아하게 즐기기에 만만한 관광지가 아니다. 자가용 이용도 남산 케이블카 탑승지까지만 가능하다. 예쁜옷은 괜찮지만 신발은 편할 수록 즐거운 관광이 될 수 있다. 나는 이날 오랜만에 얇은 샌들을 신었더니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남산오르미를 끝에서

 

 

남산오르미에 오르고 나면, 유리벽 너머의 명동을 감상할 수 있다. 저 큰 길을 쭉 따라 가면 광화문 쪽으로 갈 수 있다. 여유가 있다면 나중에 내려갈때 옆에는 계단을 내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남산케이블카
남산케이블카 주차장

 

 

건물 맞은 편에는 주차장이 있고, 주말이면 이곳이 만원이다. 요금도 시간당 만원정도다(...)

 

 

 

남산케이블카 주차팁

남산케이블카 주차장은 시간당 만원정도로 강남번화가에 버금가는 요금이다. 도로변에는 "노상공영주차장" (1번 동그라미)이 있는데, 그곳도 주말이면 가득찬다. 그때는 300m정도만 좀 더 위로 올라가 "남산파출소 공영주차장"(2번 동그라미)에 주차를 한다.

 

가장 좋은건 주말에 차를 안가져오는 것이다. 노약자를 동행하는게 아니라면. 여기저기에 주차나 비용문제로 모처럼의 나들이의 기분을 망친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리고 남산 올라가는 길에 돈까스집이 많은데, 호객행위가 매우 심하다. 가게마다 아저씨가 도로가까지 나와서 아무차나 보고 들어오라고 가게 앞으로 손짓을 한다. 살짝 그쪽으로 가야하나 잠깐 고민했다가 돈까스집 호객행위라는걸 알아차리면 기분이 확 상한다. 주차장 아니다. 절대 속지 말자.

 

 

남산 케이블카 요금
남산케이블카 티켓과 요금 유의사항

 

 

 

남산 케이블카 요금은 2022년 9월 기준이다. (할인요금, 일반요금, 요금 유의사항 등)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후회하지 않길 바라며 올라간다.

 

 

 

남산케이블카 홈페이지

 

 

비바람이 다소 강한 날은 케이블카가 운행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태풍 힌남노 오기 바로 직전에도 운행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운영여부는 남산케이블카 홈페이지(http://www.cablecar.co.kr/kor/)를 통해 직접 확인 할 수 있다.

 

 

명동과 회현일대

 

 

 

자주 보던 풍경인데 오늘 날씨탓인지 기분탓인지 너무 근사하게 보인다. 곧 올라갈 전망대에서는 어떻게 보일까 기대가 된다.

 

 

 

 

 

 

케이블카 탑승장까지 오면 탁트인 전망에 기분도 시원해짐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케이블카를 타려고 했을 때에는 외국인 관광객 한무리가 있어서 다소 정신 없었다. 관광객을 보내고 나서 여유롭게 타는게 우리에게도 관광객에게도 훨씬 좋았을뻔 했다. 그래도 우리가 맨 마지막에 탔기 때문에 유리창에 붙어서 바깥풍경을 볼 수 있었다. 케이블카에서 보는 서울의 풍경이 생각보다 근사했다. 

 

 

 

케이블카 지붕 쪽문을 열어두어 그나마 덜더웠다

 

 

남산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전경. 리라초등학교과 노란 스쿨버스가 보인다.
남산 도보 산책길에 있는 한옥까페

 

 

남산에 숨어있는 다양한 풍경들과 도심 전경을 볼 수 있다. 걸어올라가거나 버스를 타고 올라갔을 때와는 당연하지만 느낌이 매우 다르다. 우려는 기쁨으로 바뀌었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다운 여행을 해본지 오래인데, 모처럼 마음에도 산들바람이 든다. 

 

 

 

내려오던 길의 남산케이블카. 한산해서 좋았다.

 

남산에서 내려오던 길. 케이블카 안에서.

 

 

보이는 풍경들은 내가 익히 다녔던 곳들이였지만 새처럼 공중으로 가니 또다른 느낌이다. 아주 단순하게 얘기하면 '기분 너무 좋아'. 나는 참 높은 곳에서 보는 풍경을 좋아한다는 것을 또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1인 왕복 14000원의 값어치를 하는가? 모르겠다. 비싼건 분명한데, 여기서 이 돈을 쓰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지역이나 나라에 가도 대도시에서 전망대를 이용하려면 돈이 많이든다. 좋은 전망은 언제나 늘 비싸다. 호텔도! 전망대도! 아파트도! 남산은 원래 좋았는데, 이 날 이후로 나에게 더욱 더 '극호'가 되었다. 맨정신에 술이라도 먹은냥 마냥 즐거워 눈이 핑핑 돌아서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 내년 기념일에 또 가기로 하였다. 그동안 서울에 놀러오는 지인들을 번화가에만 데려갔는데 다음번에는 남산코스로 안내할 생각도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계단을 잠깐 올라야 한다. 걸어 올라오면 남산 꼭대기에 거의 다 온 듯, 오르막길과 계단이 계속되어 힘들고 지겨운데, 오늘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오니 '이쯤이야'하며 가뿐한 마음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남산을 처음 오는 관광객에게는 그 비용을 내고, 케이블카를 5분남짓 탔는데, 또 걸어올라가려니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남산타워

 

드디어!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사람이 많이 없음에 너무 감사했다. 지구 반대편에서는 가물어서 난리고, 폭우로 난리가 났는데, 나는 그사람들보다 뭐가 그리 특별하다고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걸까? 우리나라도 그런 재앙이 머지 않았을지도 모르니 나에게 주어진 멋진 오늘은 즐기는게 나의 임무일 수도 있겠다.

 

3,4번째 사진에 보이는 정자 앞에서 공연을 한다. 공연시간이 다가오면 경계선을 쳐놓는다. 공연시간이 아닐때는 저렇게 한산한데, 3시쯤 공연시작전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주말에는 이것보다 몇배는 붐빈다.

 

 

남산타워에서 하는 여러 이벤트와 공연안내.

 

 

남산봉수의식(남산봉수대) 등 전통문화 재현행사, 사물놀이 전통무예시범 등 여러 공연들이 남산타워 앞마당에서 한다. 잘 생각안나고 바쁘면 간편하게 다산콜센터 02-120에 전화해서 문의를 해도 된다. 외국어도 지원한다. 

 

 

 

해질녘의 남산케이블카. 몇일 전 퇴근 하던 길에서.

 

 

 

_마무리를 하며

서울에 거주는 분들도 특별한 날 한번 쯤은 다녀오면 좋은 데이트코스 & 나들이 코스예요. “서울시민할인” 이런건 없어서 좀 서운하지만 내가 늘 다니던 길을 관광객이 된 기분으로 특별하게 느껴볼 수 있어요. 내가 이렇게  누가 시키지도 않는 리뷰를 정성껏 쓰는 이유는 아마 그날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가 아닐까합니다. 너무 좋았던 온도와 습도, 햇볕, 맑은 공기와 산들바람, 파란하늘에 적당한 구름장식. 무엇하나 빠짐없이 아름다운날에 이렇게 좋은 날 좋은 곳을 단짝과 아주 여유롭게 다녀왔는데 좋지 않을 수 없지요. 혹시 날씨가 나빴다면 어땠을까? 사람들이 붐빌때 가야만 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왠만한 긍정왕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아름답게 기억하기 힘들것 같아요. 그때는 돈을 덜드는 쪽을 살며시 추천드려요. 그럼 저는 좀 덜 억울하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비용이 드는 상황이라면, 모든 것에 큰 기대 하지 말고 그냥 돈 많이 쓸거 각오하고, 눈탱이 맞아도 적선했다 생각한다면 그나마 주변의 풍경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관광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모두에게 좋은 추억이 되는 여행이길 바래요!

 

 

 

 

"남산 전망대 레스토랑(남산 N그릴)"은  다음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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